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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나라고 말할수 있는 이유 (feat. 아인슈타인)

마이클 잭슨은 흑인입니다. 마이클 잭슨은 피부가 하애지는 백반증을 앓았는데요. 그래서 나이가 들면서 피부가 하얘지고 거기다가 성형수술 부작용까지 일어나면서 얼굴이 아주 망가졌습니다. 그래서 나중에는 이 양반이 흑인인지 백인인지, 남자인지 여자인지, 모를 정도의 얼굴이 엉망이 됐죠. 그런데요. 마이클 잭슨이 아무리 변했어도 마이클 잭슨은 여전히 마이클 잭슨입니다. 마이클 잭슨이 아무리 변해도 마이클 잭슨의 동일성은 유지됩니다. 그렇다면 사람은 어떻게 동일성을 유지하는 걸까요? 이 질문에 대해서 어떤 이들은 사람에게는 영혼이 있기 때문이라고 대답합니다. 사람의 신체가 아무리 변해도 그 신체 안에 있는 그 사람의 영혼은 동일하다는 거죠. 물론 좋은 대답입니다. 하지만 어떤 이들은 사람에게 영혼이 있다는 것을 믿지 않습니다. 이들은 사람이 동일성을 유지하는 이유는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기억이 동일하기 때문이라고 대답합니다. 사람의 신체가 아무리 변해도 그 사람의 기억은 동일하다는 거죠. 좋습니다. 아주 그럴듯한 대답입니다. 그런데요. 사람이 아니라 사물에도 이런 대답을 할 수 있을까요? 지금 내 앞에 커피가 한 잔 있습니다. 이 커피는 아까는 뜨거웠지만 지금은 차갑게 식었습니다. 이 커피도 변한거죠. 그래도 이 커피는 아까 그 커피입니다. 그런데 이 커피는 어떻게 동일성을 유지한 걸까요? 이 커피에도 영혼이 있나요? 이 커피에도 기억이 있나요? 그건 아니잖아요. 그렇다면 이 커피는 어떻게 변화를 겪으면서도 동일성을 유지할 수 있는 걸까요? 이것을 철학에서는 지속, Persistence의 문제라고 합니다. 지속의 문제란, 간단히 말해서, 개별자가 어떻게 변화하면서 동일성을 유지하는가? 하는 겁니다. 지속. 이것이 바로 오늘의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