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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in Art] 일본 팝아트의 대표 작가이자 아트 협업의 장인 '무라카미 다카시' / YTN 사이언스

■ 박수경 / 아트디렉터 [앵커] 이른바 '오타쿠' 문화에 관심 가지고 이것을 예술 영역으로 끌어올리는 '슈퍼플랫'이라는 것에 대해서 혹시 들어보셨습니까? 일본의 예술가 '무라카미 다카시'가 이뤄낸 개념인데요. 현대사회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그걸 예술로 연결해내는 '무라카미 다카시'를 오늘 '사이언스 in Art에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박수경 디렉터와 함께 합니다. 어서 오세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일본 팝아트의 대표 작가이자 아트 협업의 장인으로 불리는 무라카미 다카시 어떤 사람입니까? [인터뷰] 네, 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 안에 들기도 했던 무라카미 다카시는 일본의 대표적인 팝 아티스트입니다.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이미 잘 알려진 작가이기도 하죠. 1962년에 도쿄에서 태어난 다카시는 도쿄예술대학 일본화 과에서 본격적으로 공부하는데요, 박사 과정을 밟으며 일본 특유의 '오타쿠' 문화에 깊이 빠져듭니다. 특히 무라카미 다카시는 기존의 상류층의 전유물이었던 미술과 대중적인 미술의 경계를 허물고, 오타쿠와 소비문화를 결합하면서 자신만의 새로운 장르인 '슈퍼플랫'을 만듭니다. 이런 이유로 '아시아의 앤디워홀'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요. 무라카미 다카시는 어린 시절부터 '만화광'이어서, 만화에 빠지는 바람에 대학에 두 번을 낙방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일본 문화의 키워드로 손꼽히는 애니메이션이나 우끼요에 같은 개념들에 주목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생산하는 재능이 있었고요. 또, '카이 카이 키키'라는 회사를 설립하면서 자신의 창작물을 상업적으로도 활발하게 풀어냈습니다. 다카시는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 다양한 브랜드, 기업과의 꾸준한 협업으로 새로운 시도를 했고요.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인기작가 반열에 올랐습니다. [앵커] 말씀하시는 동안 지나가는 화면에 나오는 작품만 봐도 굉장히 재미있는 거 같은데요. 다카시 작품의 특징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인터뷰] 다카시의 작품은 몇 번 보면 금세 익숙해질 만한 특징이 있는데요. 바로 다채로운 색감과 만화처럼 선명하고 명확한 윤곽선, 그리고 트렌디한 분위기와 넘치는 개성입니다. 또 평면 작뿐만 아니라 피규어나 인형 같은 아트 상품 또한 대중적으로 잘 알려졌는데요. 특히 피규어 같은 경우, 일본의 애니메이션 팬들의 판타지를 충족시켜줄 만한 도상으로 제작해 마니아층이 탄탄합니다. 다카시의 피규어는 2008년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170억 원에 낙찰될 정도로 컬렉터들에게도 인기가 높습니다. [앵커] 앞서 무라카미 다카시가 오타쿠 문화에 깊게 빠져들었다라고 설명을 해주셨는데. 많은 장르가 있는데 왜 하필 오타쿠 문화였을까요? [인터뷰] 네 우선 '오타쿠'란 '특정 대상에 깊이 몰두하는 사람'이라는 사전적 정의를 가지고 있는데요. 이 오타쿠 문화는 넓게는 어떤 팬덤 문화와 만화, 애니메이션 문화 등 엔터테인먼트 전반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무라카미 다카시는 사실 애니메이션 업계에 종사하고자 도쿄예술대학에서 전통 일본화를 전공했던 건데요, 기존 미술계가 가지고 있던 폐쇄적인 시스템과 정치적인 부분들에 문제의식을 느끼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오타쿠 문화를 접하고 주목하게 되고, 이후에 뉴욕에서 다른 서양의 현대 미술 작가들과 교류하면서 영감을 얻게 됩니다. 일본으로 돌아온 다카시는 전시를 개최하기 시작하는데요. 기존 미술계에 변화를 주고 싶었기 때문에 자신이 해외에서 보고 배우고, 영감을 받은 것과 개인적으로 주목하던 오타쿠의 하위문화, 또 대중성 등을 결합하고 재생산해서 고급 미술 시장에 선보이곤 했습니다. 아시는 것처럼 요즘 많이 쓰이는 '덕후' '덕질'도 이 오타쿠에서 나온 말이고요. 어떤 분야, 어떤 대상에 매우 깊은 관심과 취미를 가진 현상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앵커] 앞서 무라카미 다카시가 '슈퍼플랫'이라는 장르를 만들었다. 이렇게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이게 어떤 장르인지도 궁금합니다. [인터뷰] 무라카미 다카시의 작업 세계에서 '슈퍼플랫'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죠. 일본 만화와 애니메이션의 영향을 받은 포스트모더니즘 계열의 미술 사조로, 일본 특유의 과장된 표현이나 상업성 등을 포괄해 기존 예술의 경계를 무너뜨린다는 개념이고요. 앞서 설명했듯이 일종의 하위문화에 속해있던 오타쿠 문화를 포함해서 기존의 미술 영역과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었습니다. 다카시는 일본의 예술과 대중문화가 서구에 비해서 글로벌하게 융합되지 못하고 너무 플랫하다, 소비문화 또한 얕고 공허하다고 생각했는데요. 반면에 일본의 오타쿠적인 하위문화가 이뤄낸 정체성을 상위 엘리트문화와 같은 선상으로 끌어올리면서 예술과 상품을 평면화합니다. 이때부터 무라카미 다카시의 주도하에 '슈퍼플랫'운동이 전개됩니다. 그러니까, 너무나 밋밋하고 단순하다는 '슈퍼 플랫'이라는 글자 그대로의 의미와 정반대로 가장 개성적이고, 튀는 문화를 표방한다는 의미에서 역설적으로 이런 이름이 붙여진 거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다카시는 이런 문화 운동의 일환으로 각종 아트상품을 제작하고, 신진작가와 협업하는 등 수익화하는 문화사업을 전개하는데요. 이 슈퍼플랫의 영향을 받은 예술가로는 이와모토 마사카츠, 아야 타카노, 레이 사토 등이 있습니다. [앵커] 여러 장르가 자유롭게 협업을 하는 초평면적인 장르가 슈퍼플랫이다라고 정리할 수 있을 거 같은데요. 무라카미 다카시가 설립한 '카이카이 키키'라는 회사 덕분에 다카시도 작품세계를 더 넓혔다고 하는데, 대표적인 사례 좀 소개해주시죠. [인터뷰] 대표적으로는 다채로운 색감의 꽃 모양 캐릭터를 꼽을 수 있죠. 우리나라의 톱스타들도 이 꽃 모양의 액세서리들을 자주 착용해 대중에게도 익숙할 겁니다. 흔히 플라워 페이스 도상이라고 부르는데요, 무라카미 다카시가 만든 캐릭터입니다. 다양한 상표에서 이 캐릭터와 협업한 제품들을 볼 수 있죠. 다카시가 설립한 회사, 카이카이 키키는 아티스트 관리와 아트 상품 제작 및 생산을 포함해 다양한 홍보와 협업을 진행하는데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규모의 아트 매니지먼트이자 프로덕션으로 성장했습니다. [앵커] 저 꽃 모양 운동화에 달려있는 것도 본 거 같고, 러그로도 본 것 같은데 정말 다양한 제품들에 활용되고 있는 거 같습니다. 앞서서 다양한 홍보와 협업을 진행한다고 해주셨는데요, 대표적으로 어떤 협업이 있을까요? [인터뷰] 브랜드와의 아트 협업으로는 명품 중의 명품이죠. 루이비통과 2003년에 진행했던 협업이 크게 화제가 됐었습니다. 2003년부터 시작해서 2005년, 2009년까지 총 3차례 아트 협업을 진행했는데요, 특히 2003년 협업 당시 발표한 다색 모노그램의 경우에는, 기존의 상표가 지니고 있던 상징 색깔인 갈색을 흰색으로 바꾸고 30여 개의 밝은 패턴으로 완전히 변모시켰는데요. 이때 모노그램 제품이 출시됨과 동시에 약 300억 달러의 매출을 달성했다고 합니다. 당시 마크 제이콥스가 루이비통의 수석 디자이너였고요. 당시에 젊고 에너지 넘치는 이미지를 원해서 다카시와의 협업을 먼저 제안했다고 알려졌습니다. 지금까지도 성공적인 아트 협업 사례로 꼽히고 있습니다. 또, 브랜드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아티스트들과도 협업을 많이 하는데요. 퍼렐 윌리엄스나 칸예 웨스트, 빌리 아일리시 등 유명 음악가들과도 꾸준하게 협업을 진행하면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앵커] 보여주신 디자인이 어디서 나왔나 싶었는데 바로 무라카미의 작품이었군요. 자, 이렇게 예술가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장르를 무너뜨리는 아트 협업을 하고 있는데 이게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겁니까? [인터뷰] 브랜드나 상품이 가진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극대화하고 싶을 때, 아트 협업을 많이 진행하는데요. 미술품이 지닌 미학적인 아름다움이나, 희소성을 통한 높은 가치 등을 활용해서 기존의 기업과 제품에 장점을 더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앞서 설명해주신 협업사례는 명품 브랜드나 다양한 아트를 하시는 분들과의 협업이라고 말씀해주셨는데요. 혹시 상업성이 없는 협업 사례도 있을까요? [인터뷰] 네, 바로 미국 워싱턴의 한 국립 아동병원에 작업한 건데요. 병원의 CT실을 다카시의 상징인 플라워페이스 캐릭터로 수놓았다고 합니다. CT실은 큰 기계와 검사 과정 때문에 아이들이 두려워하는 공간이기도 한데요. 이곳의 벽면뿐만 아니라 기계까지 밝고 화려한 색감으로 바꿔놓았습니다. 더불어 협업을 진행하며 별도의 비용을 받지 않았다고 하고요. 1년에 약 2,500여 회 사용되는 공간인 만큼 굉장히 유의미한 협업이자 선한 영향력을 발휘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뭔가 여행을 떠나는 듯한 느낌을 주는 밝은 작품이네요. 그리고 또 무라카미 다카시가 NFT 캐릭터도 만들었다고 하는데 이것도 좀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최근 1, 2년 새 NFT가 아주 뜨거운 주제죠. 새로운 시도를 서슴지 않는 무라카미 다카시도 일찍이 NFT 비즈니스에 뛰어들었습니다. 특히 다카시는 상징 캐릭터를 이용해 피규어나 티셔츠 등의 의류까지 다양한 아트 굿즈를 제작하기 때문에 오히려 당연한 순서일 수도 있겠습니다. 작가로서의 인지도와 기존 작업물의 높은 작품가 등을 고려했을 때 파급력이 어느 정도 보장되는 점도 있는데요. 하지만 최근에 다카시가 자신의 SNS 계정에 NFT 가격이 하락한 것에 대해 직접 사과의 글을 게재하기도 했습니다. 다카시가 NFT 프로젝트를 진행하다가 중간에 한 번 멈췄었는데요. 이후에 재개하면서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앵커] 좋아하는 것에 대한 열정이 무라카미 다카시를 있게 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아트디렉터 박수경 디렉터와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email protected]) #무라카미다카시 #일본팝아트 #팝아트 [YTN 사이언스 기사원문] https://science.ytn.co.kr/program/vie... [프로그램 제작 문의] [email protected]